부모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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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벌이로 아이를 소홀히 대하는 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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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08-12-19 00:00 조회1,58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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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맞벌이로 아이를 소홀히 대하는 부모


돗자리 깔고 가게에서 노는 강민이 :


네 살 강민이는 어린이집이 끝난 후에 엄마 아빠가 일하는 가게에서 시간을 보낸다. 엄마는 가게 안쪽에 돗자리를 깔아주고 아이가 거기서 놀게 한다. 마땅히 맡길 만한 곳이 없기 때문이다. 아이가 인형처럼 앉아 있기만 한다면 무슨 문제가 있겠냐마는, 강민이는 수시로 떼를 쓴다. 그러나 엄마는 일을 해야 하기 때문에 강민이를 옆에서 계속 돌봐줄 수 없는 상황이다.


그렇다고 아이가 울거나 말거나 내버려 둘 수도 없다. 아이가 계속 큰 소리로 울면 장사에 방해가 되기 때문이다. 아이의 입을 막아가며 조용히 하라고 응원을 하다가 결국 엄마가 가방을 챙겨서 향하는 곳은 얼마 전 뇌졸중으로 쓰러져 몸이 편찮으신 강민이의 할머니 댁, 건강하셔도 죄송할 판에 편찮으신데 아이까지 맡기려니 엄마의 마음이 가벼울 리 없다. 그나마 고분고분 말이라도 잘 들으면 좋으련만 강민이는 엄마와 함께 있겠다고 발악을 하듯 울어댄다.


할머니 집에 가자고 하면 선뜻 따라나서지 않을까봐 엄마는 “마트에 뭐 사러 가자”고 거짓말을 하고 아이를 데려가기도 했다. 결국 도착한 곳이 할머니 댁이라는 것을 안 아이는 들어가지 않으려고 심하게 저항하곤 했다.


빨리 가게에 돌아가 일을 해야 하는 엄마는 아이가 울거나 말거나 할머니 댁에 아이를 놔두고 도망치듯 뛰어나오고, 울면서 발버둥치는 강민이를 달래기 위해 할머니는 아픈 몸으로 강민이를 업어 주고, 바나나도 주고, 요구르트도 주면서 겨우겨우 얼래 놓았다. 기력이 없는 할머니가 강민이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제시간에 맞춰 저녁밥을 챙겨 먹이는 일뿐이다.


강민이의 퇴근 시간, 밤 10시 :


엄마는 밤10시가 넘어서야 퇴근해 집에 돌아온다. 늦은 시간이라 엄마는 얼른 강민이를 씻기고 재워야겠다는 생각에 또 마음이 바쁘다. 그러나 강민이는 뜬금없이 아이스크림을 먹겠다고 또 떼를 썼다. 아이와의 실랑이가 끝난 시각은 자정 무렵. 매일이 전쟁을 치르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


엄마, 할머니와 지내는 동안 떼를 심하게 부리는 강민이의 어린이집 생활은 어떨까. 제작진은 낮 동안에 강민이가 어린이집에서 어떻게 지내는지 살펴보았다.


신나는 동요와 함께 율동을 하는 시간인데, 다른 아이들과 달리 강민이는 전혀 관심이 없었다. 물끄러미 선생님만 쳐다보다가 이내 지루하다는 표정을 짓는 것이었다. 그래도 어린이집에 있는 동안은 신나게 노는 줄로만 알았던 엄마 아빠는 적잖이 충격을 받았다.


전문가 진단 : 복잡한 양육 환경의 산물, 분리 불안과 욕구불만


아동 상담 전문가는 “0세에서 3세까지는 심리적 안정감을 느끼게 해줘야 하는 시기라 양육환경이나 양육자가 자주 바뀌어서는 안 된다”라고 말한다. 그런데 강민이는 현재 집, 할머니 댁, 어린이집 등 무려 세 곳에 맡겨지고 있다. 주인도 다르고, 요구하는 규칙도 다르고, 대하는 어른들의 태도도 제각각이라 아이는 어느 장단에 맞춰야 할 지 몰라 짜증을 내는 것이다. 강민이는 욕구 좌절 상태에 빠져 있었다.


아동 상담 전문가는 강민이가 아무에게도 놀아달라고 하지 않은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것은 아이가 순해서 그런 게 결코 아니다. 어른들과 놀아본 경험이 없어서 어른을 놀이 상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것이다. 이런 아이는 뭐든지 자신이 혼자 해야 하는 줄 알아서 누군가 개입하려고 하면 방해하는 줄로 알고 신경질을 낸다. 그러다 보면 밖에서 사회생활을 하거나 단체 생활을 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또한 엄마가 아이를 떼어놓으려고 한 잦은 거짓말이 아이에게 불신감을 키웠고 분리 불안을 야기하는 데도 큰 영향을 끼쳤다.

해결 방안 : 3중 생활을 청산하고, 주 터전을 마련하라


우선 할머니 집, 가게, 어린이집 등 여러 군데를 떠돌던 생활을 정리하도록 했다. 주된 생활 터전을 강민이네 집으로 정하고, 자기 집이라는 느낌이 들게끔 했다. 특히 강민이가 가장 많은 시간을 집에서 보낼 수 있도록 했다. 엄마가 일을 그만둘 수 없는 상황이라 전문 육아 도우미의 도움도 함께 받기로 했다.


분리 불안이 있는 아이를 가진 많은 엄마들이 ‘엄마와도 잘 떨어지려고 하지 않는 애인데 낯선 사람과 잘 지낼 수 있을까’하고 걱정하지만, 재미있는 놀이로 아이에게 접근하면 아이는 새로운 양육자에게 차츰 마음을 열게 된다.


정확하게 엄마가 돌아올 시간을 정해 놓고, 그 시간에는 무슨 일이 있어도 돌아온다는 것을 알려주는 것이 중요하다. 약속 지키는 연습을 통해 ‘엄마는 반드시 약속한 시간에 오는 사람’임을 깨닫게 되는데 그것만으로도 분리 불안은 상당 부분 해소될 수 있다.


강민이 엄마는 돌아오는 시간을 오후 5시로 정하고, 서둘러 퇴근해 아이와의 약속을 지켰다. 퇴근하고 돌아왔을 때는 평소보다 두 배, 세 배 더 기뻐하며 재회의 기쁨을 충분히 누리도록 했다.


퇴근 후에는 내일 있을 이별을 위해 아이가 만족할 만큼 흠뻑 놀아주는 것이 필요하다. 아이가 엄마의 퇴근 후 같이 놀 수 있는 밤을 굉장히 재미있는 시간으로 기억하면 그 즐거운 시간을 위해 낮을 보낼 수가 있기 때문이다.


강민이 엄마와 아빠는 저녁 시간에는 모든 일을 미루고 아이와 즐거운 놀이로 시간을 보냈다. 또한 주중에 쌓인 스트레스를 풀 수 있도록 일주일에 한 번은 아이가 가고 싶어하는 곳에 갔다.


한편 강민이는 욕구 좌절이 많은 상태여서 이것을 해소해 줄 수 있는 다양한 놀이 자극이 필요했으므로 엄마는 1주일에 한 번씩 놀이 프로그램을 찾았다. 이 연령대는 한창 지적 호기심도 많고 해보고 싶은 것도 많은 나이다. 이 시기에 혼자 단순한 놀이만 하면 모든 발달을 저해하는 무서운 결과를 불러올 뿐 아니라 짜증이 늘고 사회성도 추락하게 된다. 맞벌이 엄마의 경우 1주일에 한 번 정도라도 시간을 내어 아이와 함께 놀이 프로그램에 참여해 아이가 다른 아이들과 함께 어울리며 신나게 노는 법을 익히도록 하는 것도 좋다.


그렇게 시간을 보낸 후... :


어린이집에 갈 때마다 짜증을 부리던 강민이. 이제는 어린이집에도 잘 가고, 다른 친구들처럼 신나게 시간을 보낸다. 생활의 중심을 집으로 바꾸는 것만으로 아이가 제자리를 찾을 수 있게 되었다.







출처 : SBS 아이가 달라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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